버스도 잘 안 오는 곳에서 공방을 차린 이유, 느림의 가치

공방을 위해 도시가 아닌 시골을 선택하다

많은 사람들은 공방을 열기 위해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을 선택한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정반대였다. 그는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버스도 하루에 몇 번 안 오는 작은 시골 마을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공방을 열었다. 주변 사람들은 “거기서 어떻게 장사가 되냐”며 걱정했지만, 그는 그 느린 곳에서야말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공방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공방이라는 공간 자체가 본래 빠르지 않기 때문에, 더 느린 곳이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고 그는 생각했다.

 

공방에서 마주한 느림, 그리고 깊이

처음 공방 문을 연 뒤 몇 달 동안은 하루 종일 문을 열어놔도 발걸음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그 시간이 오히려 좋았다. 도시에서 살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완벽한 고요 속에서 흙을 만지고, 가죽을 다루며 작은 소품을 만들었다. 공방 안에선 시계가 무용지물이었다.
그 느림 속에서 작품 하나하나에 더 많은 정성을 들였다. 손님은 적었지만, 공방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오히려 오래 머물며 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사람들은 “도심 카페보다 여기 공방이 훨씬 마음이 편하다”며 다시 찾아왔다. 그때 그는 깨달았다. 공방이란 빠르게 팔고 돌아서게 하는 곳이 아니라, 천천히 머물다 가는 곳이라는 것을.

 

공방이 마을과 사람을 변화시키다

버스가 잘 다니지 않는 이 마을 공방에 한두 명씩 다시 오는 손님이 생기자, 마을도 조금 달라졌다. 마을 아이들이 공방에 놀러 와 구경을 하고, 어르신들은 공방에 앉아 차를 마시며 주인과 담소를 나눴다. 마을 축제 때는 공방에서 작은 체험 부스를 열었는데, 동네 사람들은 “우리 마을에 이런 공방이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며 즐거워했다.
공방은 더 이상 주인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공방에서 천천히 배우고, 함께 만들며 마음의 여유를 되찾았다. 그리고 공방 문을 나설 때면 “여기 와서 하루가 조금 길어져서 좋았다”고 말했다. 공방이 마을 사람들에게 느린 삶의 가치를 다시 일깨워준 셈이었다.

 

공방 덕분에 알게 된 느림의 진짜 의미

사람들은 흔히 “장사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공방 주인은 달랐다. 그는 하루에 손님 몇 명이 오더라도, 그 사람들이 공방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것을 더 가치 있게 여겼다. 오늘도 공방 안에서는 작은 물레가 돌고, 가죽이 잘리고, 주인은 조용히 손을 움직인다. 버스도 잘 안 다니는 이곳에서 그는 오히려 가장 충만한 시간을 살고 있다.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깨닫는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빠른 삶이 아니라, 공방 같은 느림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