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을 꿈꾸게 한 시골의 조용한 낮
많은 사람들이 시골에서 농사만 짓는 삶을 떠올리면 한가롭고 평화로울 것이라 상상한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할 주인공에게 시골의 낮은 그저 바쁘기만 했다. 그는 귀촌 후 작은 밭에서 채소를 기르며 살았다. 해가 중천에 뜨면 밭을 돌보고, 잡초를 뽑고, 작물에 물을 주느라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그러다 문득 해가 지고 밭일이 끝난 뒤의 긴 밤이 너무 허전했다. 그때 어릴 적 공방 체험에서 도자기를 만들며 느꼈던 설렘이 떠올랐다. ‘밤 시간을 나만의 공방으로 쓰면 어떨까?’ 그는 그 생각 하나로 시골집 옆 창고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낮엔 농부, 밤엔 공방 주인이 되는 삶
낡은 시골집 창고를 개조한 작은 공방에는 간단한 물레와 테이블, 오래된 라디오 하나가 전부였다. 그는 낮에는 밭에서 흙을 만지고, 밤에는 물레 위에서 다시 흙을 만졌다. 농사와 공방은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낮에 흙냄새를 맡던 손이 밤에는 도자기 그릇을 빚으며 또 다른 기쁨을 느꼈다.
처음에는 자신이 쓸 머그컵과 밥그릇만 만들었다. 하지만 동네에 소문이 나면서 “우리도 하나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 마을회관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해 원데이 클래스를 부탁했고, 아이들도 공방에서 물레를 돌리며 깔깔거렸다. 그렇게 공방은 단순히 밤을 보내는 취미 공간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하는 두 번째 직장이 되어갔다.
공방이 마을에 주는 새로운 활력
공방이 활성화되자 마을 분위기도 조금 달라졌다. “우리 마을에 도자기 공방이 있다”는 말이 자랑처럼 돌았고, 축제 때는 공방에서 만든 접시와 컵을 전시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공방을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가는 공간으로 느꼈다.
특히 계절마다 변하는 도자기 색과 무늬가 마을 풍경과 맞닿으면서, 외지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비쳤다. 주인은 “처음엔 그냥 밤 시간을 채우려 시작한 공방이 이렇게 마을까지 바꿀 줄 몰랐다”며 웃었다. 사람들은 그의 공방에서 단순히 도자기를 사는 것이 아니라, 시골의 공기와 사람들의 삶을 함께 사갔다.
공방 덕분에 더 깊어진 시골살이
많은 사람들은 시골 창업을 하면 농사만 생각한다. 하지만 이 주인은 낮에는 농부, 밤에는 공방 주인이 되어 하루를 훨씬 풍성하게 살았다. 오늘도 해가 지면 작은 전등이 켜진 공방 안에서 물레가 돌아가고, 흙이 빚어지며 사람들을 기다린다. 그는 말한다. “공방이 없었다면 이 밤들이 많이 외로웠을 거예요.” 결국 공방은 주경야공(주간 농사, 야간 공방)이라는 조금 특별한 삶을 만들어 주었고, 그 삶은 도시에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깊은 만족을 안겨주었다.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언젠가 자신도 저렇게 낮과 밤이 모두 살아 있는 하루를 꿈꾸게 된다.
'로컬공방창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골로 이주해 연 캔들 공방, 로컬 감성을 담은 창업 스토리 (0) | 2025.07.05 |
---|---|
20평 작은 공간에서 시작한 가죽 공방, 지역 축제에서 브랜드로 (0) | 2025.07.05 |
읍내 공방 창업 1년, 동네 단골과 함께 살아가는 법 (0) | 2025.07.04 |
퇴사 후 귀향해 연 작은 도자기 공방, 마을사람들과 함께 만든 성공 (1) | 2025.07.04 |
시골에서 캔 자작나무로 만든 작은 가구 공방, 마을이 브랜드가 되다 (0) | 2025.07.04 |
반찬가게 대신 로컬 공예 공방을 택한 이유, 마흔의 창업기 (0) | 2025.07.03 |
버려진 창고를 공방으로, 낡은 공간에 숨을 불어넣은 이야기 (0) | 2025.07.03 |
주말 농장에서 시작한 천연 염색 공방, 지역과 함께 자라다 (0) | 2025.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