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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공방창업

동네 골목에서 시작한 도자기 공방, 작지만 단단한 창업기

크지 않아도 괜찮았다, 골목 공방의 시작

많은 사람들은 창업을 이야기할 때 늘 ‘규모’를 먼저 떠올린다. 더 넓은 상가, 더 좋은 입지, 더 많은 손님. 하지만 어떤 창업은 오히려 작기 때문에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이 글에서 다룰 주인공은 바로 그 예다. 작은 동네 골목에 조용히 자리 잡은 도자기 공방. 빛바랜 간판과 소박한 진열장이 있는 가게지만, 그 안에는 도시에서 빠르게 살다 지쳐 내려온 한 사람의 땀과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람들은 화려하지 않기에 더 오래 바라보게 되는 공간이 있다는 것을, 이 골목 도자기 공방을 통해 다시 느끼게 된다. 이 이야기는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 작지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창업기다.

골목 공방의 시작

 

도시를 떠나 동네 골목에 공방 둥지를 틀다

이 공방의 주인은 서른 후반, 수도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결국 탈진했다. 늘 야근과 경쟁 속에 살면서도 “좀 더 벌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지만, 결국 몸이 신호를 보냈다. 사람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 근처의 조용한 소도시로 내려가는 그를 무모하다고 말했지만, 그는 오히려 그곳에서 두 번째 인생을 꿈꿨다.
처음에는 큰 도로변 상가를 알아봤지만, 월세가 부담스러워 동네 골목 구석진 곳에 있는 낡은 상가를 선택했다. 보증금 300만 원, 월세 15만 원. 그에게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금액이었다. 골목은 유동인구가 적어 불안했지만, 대신 적은 부담과 오히려 골목 특유의 느림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그 공간에 직접 칠을 하고, 중고 가구를 들여와 전시대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과연 여기서 장사가 될까?” 하고 걱정했지만, 그는 오히려 천천히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싶었다.

 

작지만 깊게, 손님과 더 가까워진 공방

처음 몇 달은 정말 적막했다. 하루 종일 문을 열어놔도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는 날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지나가던 동네 주민들이 하나둘 호기심에 들르기 시작했다. 이 공방 주인은 차를 대접하며 손님과 담소를 나눴고, 원하는 색감과 형태를 물어보다가 맞춤 제작도 시작했다. 그렇게 이 공방은 도자기를 사러 오는 곳이 아니라, 작은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게 됐다.
손님들은 직접 빚은 컵에 이름을 새기거나, 공방에서 원데이 클래스를 들으며 스스로 접시를 만들어갔다. 대형 쇼핑몰에서 대량생산된 물건을 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사람들은 그렇게 이 골목 도자기 공방을 단골로 삼았고, 생일 선물이나 집들이 선물로 주문이 이어졌다. 그는 규모는 작아도 손님과 훨씬 깊은 관계를 맺으며, 공방 운영에 점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작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공방 이야기

사람들은 창업을 거창하게 생각하지만, 이 골목 도자기 공방은 보여준다. 더 크고 화려할 필요 없이, 작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월세가 적어 마음이 편했고, 덕분에 더 좋은 제품을 연구하고 손님과 깊이 소통할 수 있었다. 오늘도 공방 주인은 작은 작업대에서 흙을 빚는다. 그 소리와 온기 덕분에 골목은 여전히 조용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은 크지 않지만 단단히 자리 잡은 삶을 본다. 그리고 언젠가 자신도 이런 작은 공간을 꿈꾸게 된다. 이 도자기 공방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잔잔한 울림을 준다.